1. 내가 독학학위제를 선택한 이유

   심리학과 진학을 목표로 공부를 하던 학생이었으나 고등학교 졸업 후 집안여건상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무작정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사실 성적에 맞춰서 학과를 정하고, 흥미도 없는 공부를 굳이 비싼 등록금을 내면서까지 하고 싶지 않았던 이유도 진학 포기사유에 포함 됐었습니다. 주변의 친구들은 대학을 가고 졸업과 동시에 하고 싶은 모든 것들을 하나둘씩 이루어 나갈 때, 혼자 뒤처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무작정 인터넷을 검색했고 독학사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은 이런 제도에 대하여 들은 바가 없었기 때문에 반신반의 하였으나 더 많은 자료들을 찾아보고 확신이 들었습니다. 뭐든 처음부터 쉬울 순 없기 때문에 무작정 도전하기로 마음먹었고 교재를 구입했습니다. 독학사같은 경우는 말 그대로 혼자 공부하고 시험을 치루는 시스템이라 직장을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원하는 시간을 조정해가며 나름대로의 계획을 세워 공부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었기 때문이죠.

   독학사에 심리학과가 신설 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 것은 정말 행운 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겐 망설일 필요조차 없는 좋은 소식이었기 때문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었고 마침내 이 도전의 끝자락에서 합격수기를 쓰게 되었네요.

2. 나만의 학습비법과 노하우

   공부를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독학사에서 심리학과가 생긴 지 불과 3년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교재 선택이며 기출문제 등등 여러 부분에서 자료를 얻기 힘든 게 사실입니다. 그래도 4번의 시험으로 1년 안에 학사를 취득할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기 때문에 단계별로 계획을 탄탄하게 세우신 후에 공부를 시작하신다면 단기간에 합격하는 것도 가능하겠죠. 사실 전 1년 안에 합격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게 아니어서 기간을 넉넉히 잡고 공부를 했습니다.

   일단 주 무기인 교재선택에 있어서 신중히 해야겠죠. 시판중인 심리학과 교재는 imbc독학사가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구매를 했으나 타 사이트와 비교해본 결과 imbc가 훨씬 나은 편이었습니다. imbc도 오타가 없는 건 아니지만 다른 과의 여러 책들 중 오탈자, 내용 중구난방인 책들 많습니다. 선택 잘 하셔야해요. 심리학과라면 고민하지 마시고, imbc 추천합니다. 심리학 내용자체가 워낙 방대하고 과목별로 겹치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모든 내용이 빠짐없이 실리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저는 1단계를 제외한 2~4단계는 모두 imbc교재를 구매해서 공부했고요. 2단계, 3단계는 8과목 중 6과목를 선택하여 시험에 응시할 수 있으나 6과목에 대해서만 출판되어 있기 때문에 이 또한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심리통계나 방법론 같은 과목은 교재 없이 전공서적만으로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조금 까다로운 과목이며 심리학에서 통계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지만 전공서적을 따로 정리해야 하는 부분 때문에 과감하게 포기를 하였습니다. 

   독학학위제 홈페이지에 접속하셔서 심리학 시험과목별 평가영역 텝에 들어가셔서 목차 내용을 확인해보세요.(해마다 개정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 말하자면 그게 시험 범위입니다. imbc교재 만 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부분은 가까운 도서관에서 전공서적을 빌리거나 중고 사이트에서 저렴하게 구매하여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이해가 되지 않은 부분은 강의의 힘을 빌려 부족한 부분을 메꾸어 나갔습니다. 이해가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 골라서 들으면서 노트필기를 하거나 교재 모퉁이에 필기를 했습니다. imbc에서 판매중인 예상문제집이 있었던 것 같은데 저는 구매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내용이 있는지 열어 본적도 없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사서 풀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을 텐데 라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문제집은 선택에 따라 구매하셔도 돼요.

   심리학과를 선택하시는 분이라면 1단계 과목에서 심리학개론을 선택 하시는 게 다음 단계에 있을 과목의 부담을 덜어 줄 수 있습니다. 제 생각에 단계별 시험 난이도는 나머지에 비해서 3단계가 조금 까다로웠던 것 같습니다. 시험장에 가니 시험 직전에 기출문제를 푸시는 분이 계시더라고요. 시험이란 게 알고 있는 이론을 문제에 적용하여 정답을 골라내는 것이고, 문제 하나에는 한정된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만 한 가지 이론에서는 여러 가지 문제를 뽑아낼 수 있기 때문에 시험 직전엔 차라리 문제보다 노트정리 한 이론을 반복하여 읽는 것이 더 도움이 됩니다. 다들 나름의 공부법이 있지만 저의 경우는 그러했습니다.

   3,4단계는 주관식이 4문제지만 배점이 10점이라 꼼꼼히 내용정리를 하지 않으면 타격이 큽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4단계보다 3단계가 약간 더 난이도가 높게 느껴졌습니다. 4단계는 제대로만 공부했다면 주관식 내용을 다 쓸 수 있을 정도의 난이도였고 그 대신에 객관식에서 조금 까다로운 문제가 나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웬만하면 주관식은 꼼꼼히 준비 하는 게 더 유리합니다. 주관식은 서술형과 열거형이 있는데 서술형은 예를 들면, “방관자효과에 대해 설명하시오”(4단계 출제문제) 와 같은 식으로 나옵니다. 열거형은 ㄱ,ㄴ,ㄷ-에 해당하는 올바른 단어를 넣는 문제 형식으로 출제됩니다. 부분점수 당연히 있습니다!! 답이 틀릴 것 같더라도 머리를 쥐어짜서 최대한으로 아는 내용을 쓰고 나온다면 부분점수라도 얻을 수 있겠죠. 추가적으로 공부하는 방법은 교재에 나오는 주관식문제를 외우거나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이론들을 몇 개 뽑아서 어떤 문제가 나올지 나름대로 직접 주관식 문제를 출제(예를 들면, ~이론에 대하여 설명하시오. ~이론의 예를 설명하시오 등)해보고 그에 대한 답을 반복해서 적는 연습을 하는 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열심히 공부했다면 충분히 쓸 정도의 문제가 출제됩니다.) a4 한두 페이지 정도로 키워드만 간략하게 정리하셔서 머릿속으로 문장연결 하시는 연습도 도움이 되겠죠?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imbc교재, 전공서적(필요에 따라서 선택적으로 공부), 교재 뒤편의 문제풀이 - 이렇게 공부했습니다. 처음 교재를 읽고 정리할 때가 제일 힘든 부분이었습니다. 교재 모퉁이에 필기하고 한눈에 보기 쉽게 정리하거나 따로 노트정리(필요한 과목만 단권화)가 끝나고 나면 문제풀이를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 공부가 안 될 때는 문제먼저 풀고 단원별 정리를 하기도 했습니다(집중이 안 될 때는..). 그러고 나서도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부분은 강의를 찾아들었습니다. 이 모든 정리가 끝나고 시험이 2주정도 남았을 때는 달력에 남은 기간을 생각하며 과목별로 배분을 합니다. 며칠부터 며칠까지는 이상심리학, 또 며칠까지는 인지지각심리학- 이런 식으로 반복하여 이론을 훑어봅니다. 무조건 반복이 중요한 것 같아요. 머릿속으로 기억(인지신경과학 단원중 하나)하면 그 부분에 대한 내용이 생각날 정도로 반복하면 좋겠지만 저는 잘 안되더라고요. 시간관계상 한 과목 훑고 나면 다른 과목으로 넘어가고 끝나면 다른 과목으로 넘어가는 식으로 봤고요. 저는 절반씩 나눠서 시험을 치룬 경우라 2,3단계는 절반씩 4단계는 1~3단계 모두 합격 후에 한꺼번에 봤습니다. 그래서 4단계가 제일 힘들었습니다.(점수도..그닥ㅎㅎ) 어찌됐건 뭐든 반복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살짝 2,3단계 시험응시 팁을 알려드리자면 과목별로 겹치는 부분이 조금씩 있어요. ‘아, 나는 공부한 과목만 응시를 해야지!’라는 생각으로 6과목만 응시를 하는 것보다 1년 만에 합격을 원하시는 분들은 8과목을 모두 응시하세요. 얻어 걸리는 과목이 있을 수 도 있습니다.(심리통계 같은 것은 예외..) 4단계는 총점합격제와 과목별 합격제가 있는데, 과목별 합격제는 말 그대로 과목별 합격인거라서 모든 과목을 60점 이상 통과 (만약 떨어지면 그 과목만 다시 응시하면 됨) 하면 합격인거죠. 합격점수가 중요하다! 그런 분들은 제량 것 2년으로 나눠서 응시 할 수 있습니다. 총점합격제는 600점 만점에 360점 이상 (어떤 한 과목에서 60점 이하로 낙제해도 합격) 얻게 되면 무조건 합격입니다. 단, 총점합격제의 경우는 6과목을 한꺼번에 응시해야 한다는 점이죠. 만약 총점합격제로 응시했으나 360점 이하로 불합격을 받은 경우, 다음 시험에서 과목별합격제로 돌려 응시하시면 총점합격제때 60점 이상 받은 과목은 면제하고 재 응시 할 수 있습니다.(준비하면서 가장 궁금했던 부분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총점합격제로 합격 후에는 그걸로 끝 인겁니다.(점수가 맘에 안어서 다시 치고 싶다면 총점합격제로 다시 응시해야 됨ㅠ)

   아래는 제가 응시한 과목들입니다.

1단계 : 국어, 국사, 일본어, 국민윤리, 심리학개론

2단계 : 상담심리학, 산업및조직심리학, 학교심리학, 발달심리학, 성격심리학, 동기와정서

3단계 : 이상심리학, 소비자광고심리학, 학습및기억심리학, 인지지각심리학, 사회심리학, 건강심리학 (생물심리학-불합격)

4단계 : 국어, 일본어, 임상및상담심리학, 산업조직및소비자심리학, 발달및사회심리학, 인지신경과학

1.국어 - 국사를 다시 공부하기엔 내용이 너무 방대하고, 그런 만큼 어디에서 문제가 출제될지 감을 잡을 수 없기에 국어를 선택. 국어는 1단계 시험 때 사용했던 교재 그대로 공부했습니다. 현대시나 현대소설은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시대 흐름 순으로 정리해서 외웠어요.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A4 한  두 장 정도로 요약 되어있는 것을 찾으셔서 출력해서 정리하면 도움 되실 거예요. 

2.일본어 - 영어에 너무 자신이 없어서 선택한 과목이고 공부도 제대로 못했는데 공부한 과목보다 더 잘 나온 건.. 함정. 혹시 일본어 회화 잘 하시거나 JLPT 2급 정도 있으신 분은 무조건 일본어 보세요. 그만큼 쉽게 나와요.(주관식 쉬움 주의) 주관식3개는 정말 쉬워서 후루룩 썼고요. 한 문제는 “보기의 문장을 일본어로 바꿔 쓰시오. “ 였는데(2에서 2를 더하면 4가된다??이런 비스꾸리한..) 더하다가 뭔지 몰라서 절반도 완성 못하고 제출했는데 10점 중에 3점 주셨네요. 노력이 가상했는지...ㅎ

3.임상및상담심리학 - 상담 같은 경우는 상담가별 치료방법이 너무 많아서 이걸 다 외워야 하나..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근데 정말 중요하고 기출문제에도 반복적으로 출제가 된다면 유심히 보세요. 시험에 꼭 나와요. (프로이트의 전이, 저항..같은 사실 프로이트는 안 중요한 게 없음ㅠ)

4.산업및조직심리학 - 2,3단계 내용과 거의 일치해요. 전에 배운 거 처음부터 다시 훑어본다는 생각으로 정리해보세요.

5.발달및사회심리학 - 저는 발달부분이 제일 헷갈렸어요. 그래서 영아기,유아기,아동기,청소년기,노년기 별로 머릿속의 방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공부했어요. 노트정리도 좋고 교재단권화도 좋아요.(그래봤자 암기..)

6.인지신경과학 - 2,3단계 때 공부했던 것들과는 달라요. 인지지각심리학과 살짝 겹치는데 신경과학에서는 생물심리학에 포함되어 혹시 필요하시다면 생물심리학이라는 전공서 추천해요. 가까운 도서관이나 중고서점에서 구해보세요.

3. 후배들에게 전하는 이야기

  처음엔 막연히 ‘독학사 합격‘이라는 생각으로 시험을 치르다가 방향을 돌려서 학사편입을 준비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이번 년도는 아니지만 토익, 자격증, 전공이론공부 등.. 내년 1년 동안 바짝 준비해서 편입에 도전합니다. 다음번엔 합격수기가 아니라 학사편입 성공자로 목록에 올라있으면 좋겠네요.

  독학사란 이름처럼 누군가의 도움 없이 책만으로 혼자 공부하는 건 무지 힘듭니다. 그 만큼 노력도 필요하구요. 뭐든 마음먹기에 달려있는 것 같습니다. 어느 하나 쉽게 얻어지는 것은 없을 뿐더러 하고자 하는 마음 없이는 성공할 수 없는 법이니까요. 아직 망설이고 계시다면 일단 도전해보세요. 시작 전에 철저하게 계획도 세워보시고 나름의 절차를 만들어서 차분하게 공부해보세요. 사실 마지막 4단계는 “고득점을 받아야지!! “라는 마음으로 시작했으나 오히려 3단계만 못한 점수가 나와서 조금 실망을 했지만 일단 합격이란 사실에 뿌듯합니다. 뿌린 대로 거둔다고 다들 공부하신 만큼 점수도 잘 나왔으면 좋겠네요. 공부하시는 분들 모두 힘내세요!! 하시는 일 모두 술술 잘 풀리길 바랄게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